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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실한사탕수수94 작성일 26-07-12 16:41 조회 7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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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어떤 사람이 당신과 같은 보폭과 속도로 길을 걷다가 포식자처럼 몰래 다가오는 듯한 느낌을 받아 직감적으로 뒤를 돌아본다면, 당신은 이같이 당혹스러운 상황을 불행으로 여기며 오해를 풀기 위해 가던 길이 아닌 옆길로 새거나, 빠른 걸음으로 상대를 추월하려고 작정할 것이다. 무고를 증명하려는 당신의 비언어적인 변명으로 본의 아니게 추격자가 된 상대는 재수가 없다며 길가에 가래침을 뱉거나, 아니면 당신 혼자의 망상이었다는 것처럼 그저 가던 길을 가는 수도 있을 것이다. 전자의 경우라면 당신은 저주를 품으며 하루 종일 분노에 사무칠 것이다. 반면에 후자의 경우라면 당신은 아주 비참해진다. 왜냐하면 새장 안에 갇힌 침팬지처럼 자기만의 위태롭고 비좁은 세상에 갇혀 유전자에 내재하고 있는 단식 광대의 습성을 아직 버리지 못했다고 스스로 자백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당신은 틀에 박힌 어느 공상가의 결과물인 패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러면서 그림자로 수렴할 목적 없는 발자국을 길바닥에 새긴다.​가로수가 쳐대는 햇빛에도 당신은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며 예민하게, 그러나 소리 없이 발작한다.​당신은 잠시 가로수가 된다.당신은 잠시 가로수가 된다.그러나 당신은 가로수가 아니다.​당신은 나뭇가지에 위태위태 매달린 풀잎들을 전부 기만하고, 땅속에서는 조광권을 놓고 상대와 음모를 꾸미거나 뭔가를 주고받는 그런 가로수가 아니다.​당신은 구덩이 위에 서 있다. 그 아래로 흙더미에 파묻힌 핏덩이들을 가엽게 여겨 진창의 서역 땅에서 광섬유 케이블을 가져와 세계의 통합을 구상하면서도 당신은 선언하지 못한다. 푸른 하늘을 찬란한 눈망울에 담은 아이들을 전부 포획하고, 장차 모든 인간의 뒤통수에 케이블을 연결해 상대의 감정을 함께 느끼거나 더욱이 그런 방법을 제시하고 논리를 짜 집는 자신의 공상을 증오한다.​몇 시간 전, 환승센터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당신은 60번 버스에 타야 했는데 실수로 66번 버스에 올라탔다. 그제야 잘못 탔구나 하고 깨달았지만, 당신이 그런 깨달음으로 카드리더기 앞에 머뭇거리는 동안 버스에 탑승하려는 사람들과 버스 기사는 당신을 평범하게 흘러갈 예정인 일상의 귀찮은 변수로 여기며 얼굴 근육을 경직하고는 사무적인 태도로 당신의 요구를 묵살한다. 목이 메어 단 하나의 단어조차 내뱉을 수 없는 당신을 사람들은 애써 외면한 채 한심하다는 듯 내쉬는 숨과 동시에 시동을 걸고 각자의 운전대를 잡는다.​버스는 당신이 계획하지 않았던 목적지로 향한다.버스는 당신이 죽어서야 갈 법한 동네를 지난다.녹슨 프레임과 석고처럼 떨어져 나간 페인트. 자물쇠 없이 내려진 셔터. 목적을 잃은 상점의 간판들. 약한 바람에도 경첩으로 기이한 쇳소리를 내며 깃발처럼 나부끼는 주택가 대문들. 스프레이로 새겨진 음담패설과 성기가 칠해진 콘크리트 기둥 따위가 공장지대의 끝없는 담벼락처럼 계속 이어진 그런 거리 말이다.​-밤-​공원묘지 같은 상점가를 지났다. 침묵으로 가장한 고조된 밤이다. 찬바람이 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 외투 안쪽까지 들어차 가슴을 후빈다. 등 뒤에는 전우의 얼굴을 가면으로 정한 죽은 자들이 누더기처럼 헐렁한 외투만 몸에 걸친 채 어떤 목적으로 줄을 서고 있다. 나는 방해꾼임을 직감하고 그들에게 죄송스러운 얼굴을 내비치며 자리를 뜬다. 발길이 닿는 데까지 한참을 걷다가 사거리 횡단보도 앞에서 나는 멈춘다. 신호가 바뀌자 나는 횡단보도를 건넌다. 우회전하려는 트럭이 헤드라이트를 사방으로 터뜨리며 내 옆구리를 스친다. 나는 개의치 않고 시선을 다시 길바닥에 내리깐다. 나는 다시 한참을 걷는다. 그러다가 길을 가로막은 상대를 확인하기 위해 겨우 눈을 들어 올린다. 술주정뱅이가 술주정뱅이를 부축해 엎치락뒤치락하며 길 위를 배회하고 있다. 허공에 팔을 내저으며 버티고 서 있는 그들을 나는 아무런 감정 없이 피해 걷는다. 불현듯 지린내, 오물 따위의 시궁창 냄새가 하수구에서 올라와 코끝을 자극한다. 나는 어느새 분홍빛이 감도는 거리를 지난다. 한밤중에도 모든 창문에 불이 켜진 아기 제조 공장은 불량률을 높이기 위해 일단 세상과 자기 공간을 두꺼운 커튼으로 나눈다. 쾌락의 전유물로 취급되는 신음을 끝으로 종지부를 찍은 서사에 대해 지상에 서 있는 나는 내막을 모른다. 전철역 주변 거리에는 목적 잃은 간판들이 소멸 직전으로 치달은 담배꽁초처럼 적막을 배경으로 명멸하다가 차츰 꺼진다. 자전거 보관대 옆에 기대어 서로의 구레나룻을 쓰다듬는 두 소년은 불티가 이는 담배 끝자락을 맞대어 서로의 어둠을 향해 연기를 토해낸다. 여자 세 명의 목덜미를 두 팔로 감싼 거구의 남자가 혼자 걸어가는 나를 비웃으며 지나간다. 거리라고 거창하게 포장된 명사는 문장이 될 수 없는가. 어떤 방법으로 너는 이 모든 연극을 함축하여 파생되는 관점을 전부 차단하고 단지 언어로써 미래에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을까. 주유소 알바생은 가격이 적힌 간판을 등진 채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 스크린을 본다. 구형 쏘나타를 주유기 앞에 세우고 노인은 차창으로 고개를 내밀고 “가격이 너무 사악한거 아니야?”하고 따진다. 알바생은 쳐다보지 않고 하던 일을 계속한다. 고가도로 계단 아래에는 교복을 입은 다섯 명의 소녀들이 음악을 틀고 유행하는 춤을 영상으로 찍어 틱톡에 올린다. 학원가에서 어깨를 부딪친 안경 낀 소년은 가방을 들쳐메고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독서실로 마저 들어간다. 오늘은 집이 산 위에 있다. 길가에 늘어선 콘크리트 병사들은 고요함에 취해 감시를 잊고 잠들어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거울은 곰보같이 일그러진 면상을 눈앞에 들이민다. 너는 이 시간에 누구란 말인가.​-작자미상의 글-​그래, 편안하게 잠들거라. 자는 사이에 내가 꾸며낸 거창한 흉계와 그렇지 못한 칼날이 달빛의 동조로 배에 드리워질 때까지 너는 부적만을 끌어안고 자거라.​어쩌면 모든 인간의 무덤이라 불리우는 존재의 무덤, 잊혀짐으로써 그는 영원할 것이다.​인간은 안정된 삶을 살거나 이어 나가려는 욕망 때문에 자신의 공간을 확정된 과거로 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 도배한다. 제도나 물건, 그리고 사상 등이 그 예다. 이러한 대상들에 깃든 확정된 과거는 언제든 손에 쥐고 확인할 수 있는 듯 보이며,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영험한 부적처럼 간직하는 것만으로는 갑작스럽게 당신의 후두부를 가격하는 현재의 도전에 대응할 수 없다. 그럴 때 인간의 사고방식은 근본적이고, 유동적이지 않는 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미디어-​총리, 전력망 최대 규모 공습 뒤 야간 대피령 발표 밀가루도 없다: 봉쇄 닷새째 식료품점 폐쇄 인플레이션이 수십 년 만에 최고치에 이르렀다 재난이 끝난 후 창고에 남은 썩은 곡식들 통제 불능 산불로 인해 요양원과 캠핑장 대피 지하철에서 얼굴 가리개 벗은 여성들, 경찰은 '대규모 구속'예고 깡패들이 지하철에 난입해 몽둥이로 시민들을 폭행 적십자사 떼고 응급실로 이동하는 수송차들 명문대 졸업생들이 지하상가에 거주 성매매로 등록금 버는 재학생 확산 바티칸 교황이 난민 보호에 관한 성명 발표 장학기금 부정 수급으로 재학생들 강당 점거 젊은 의사들이 대거 떠나 내일부터 응급실 마비 궁정이 임시내각을 임명하자 우리의 총리가 아니다&quot시위 구조대가 잔해 아래에서 인기척을 듣고 구조 작업을 했으나 결국 사망 군사 위원회가 정당을 해산하고 정부에 비상권한 부여 수천만 이용자 정보 유출 뒤 뒤늦게 규제기관에 보고 비료값이 세 배로 뛰자 농민들이 의회 계단에 우유를 쏟아버림 사이클론 대피소는 인파로 넘치고 구호 트럭은 유실된 다리 앞에서 대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병동을 휩쓸자 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표 사전 통지 없이 새벽에 망명 신청자들의 임시 천막 철거 연금개혁 이후 정부가 불신임안을 가까스로 넘겨 징병법의 여파로 수천 명의 청년이 이웃 국가로 피신 이중잣대, 이주 난민과 이웃 난민 차별 논란 저작권은 공짜가 아니다&quot배우들이 AI 동의 조항으로 파업 익명의 협박 일주일 뒤 시장의 머리가 주차장에서 발견 재검표 격차가 100만표 이상으로 넓혀지자 도둑질을 멈춰라&quot현수막 재등장 보험사가 전쟁 리스크로 보험을 취소하자 유조선들이 항구에 무기한 대기 추위 속 이주노동자 다섯 명이 사망 휴전 협상 결렬 이후 수천 가구가 지역에서 피신​-애도-​푸르스름하고 옅은 빛이 창가를 마지막으로 작별을 고하는 바람에 불현듯 솟아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태양을 향한 사형 선고 같아서 나는 잠깐 섬찟했습니다.​어둠이 장악한 공간 안에 파리한 조명 불빛이 자리 잡았고, 그 아래에는 장의사의 손을 막 거친 시체가 발가벗겨진 채 차가운 철제 들것에 누워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장의사를 나지막하게 부르고 있습니다. 기계적인 동작으로 시체의 몸을 닦고 입에 솜을 욱여넣은 장의사는 다시 의자에 앉아 담배를 물고 그의 죽음을 기다리며 손목을 힐끔거립니다. 퇴근 직전에 주문한 치킨이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지라 은근히 조바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냉동고에 3시간 동안 얼려두면 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 죽을 줄 알았는데 죽지 않았던 겁니다.​침묵을 빙자한 2미터 남짓한 나무 관을 보고도, 실과 바늘로 꿰매어진 얼굴을 제 눈으로 직접 보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동안 하지 못했던 농담을 인사로 툭 던진 친구는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 씻지도 않은 채 침대에 눕고는 천장을 고요히 바라본다. 창가에 치미는 헤드라이트 불빛이 왼쪽에서 오른쪽 벽면으로 흘러갈 때 느껴지는 기묘한 기분은 어떤 함의가 있는 거라고 그는 생각하며 부끄러워한다.​그는 조문을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던 오전 11시 무렵을 떠올렸다.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그는 어떤 버스 광고를 보았다. -반값 할인 OO병원 장례식장- 병원이 장례식장을 홍보하는 건 질병을 완치하려는 의사의 고집스러운 사명감에 큰 의심을 품게 만든다. -개새끼들! 비겁하고 더러운 살인자들!- 장례식장에서 누군가 말했다. 장례식장은 지하에 있었다. 영안실로 가려면 지상으로 올라가 출구로 이어진 도로를 건너야 했다. 지상은 폐기물을 모아둔 역겨운 냄새가 풍기는 창고, 주차된 제네시스를 윤이 날 정도로 닦은 뒤 늙은 경비원이 숨을 헐떡이며 쉬고 있는 비좁은 휴게실, 울상이 되어 영안실에서 나오는 유족들을 마주 보는 의사들의 흡연실 등이 그림자 진 병원 뒤편 구석에 비좁게 몰려 있었다. 시체를 운반하는 검은색 수송차와 폐기물 수거 트럭이 형제처럼 같은 연기를 내쉬며 하나의 도로로 드나들었다. 의사들은 영안실 건너편 담벼락에 기대어 서로 농담을 던지다가 병원으로 들어간다. 그는 영안실 철문 옆에 서서 왁자지껄 떠드는 그들을 팔짱을 낀 채 노려보았다.​그는 다시 비좁고 습기가 찬 방 안에 누운 채로 존재한다.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그저 헤 벌리고 있다. 집안을 기어다니던 벌레들이 문턱을 넘고 침대로 와 작은 소리를 내며 그 밑에 도사린다. 공포는 더 큰 공포 앞에 허용한다. 잠은 분명하게 달아난 지 오래다. 회사원이었다면 연차나 휴가를 썼을 테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치더라도 상사는 그만한 일이 뭔 대수라며 면박은 물론일 것이다. 그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린다.​​나는 나무 관짝을 들어 시체를 떨굴만한 힘이 없다. 그러나 이 거지 같은 꿈은 나를 그의 옆자리, 영원한 보금자리를 비좁게 꿰차고 석고처럼 굳어버린 살을 맞대어 자리잡게 만든다.​-죽음-​어둡고 푸르스름한 대기 속에 옅어지는 빛이 창가를 마지막으로 작별을 고하는 바람에 불현듯 짧은 생애를 보냈던 태양을 향한 어둠의 사형 선고 같아서 나는 섬찟했습니다.​어둠이 장악한 창문 없는 공간 안에는 언제나 그렇듯 파리한 조명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아래에는 장의사의 손을 막 거친 시체가 발가벗겨진 채 차가운 철제 들것에 누워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지막한 음성으로 장의사를 부릅니다. 장의사는 그에 대한 응답으로 기계적인 동작으로 시체의 몸을 닦고 입에 솜을 욱여넣은 다음, 다시 의자에 앉아 담배를 물고 손목을 힐끔거립니다. 의사의 권위를 빌려 그의 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 죽음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퇴근 한 시간 전에 주문한 치킨이 예상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지라 장의사는 은근 조바심을 느낍니다.​-어느 현대인-​알람소리에일어나커피한잔을들이키고비몽사몽간에외투를한팔에걸치고집밖으로나가지하철을타서는어느역에내려야하는무거운고개를들어전광판위를스치는글을유심히살펴보고회사에도착해서는상사의명령대로키보드를이리저리쳐대다가아니꼬운일이생겨상사와오붓한면담후에어느새해가저물어가방을들고다시지하철을타집으로향하다가편의점이눈앞에보여도시락으로저녁을떼울까아니면직접요리해서먹을까고민하다가결국혼자편의점의자에걸터앉아고개를내리깔고지나가는행인들의얼굴을하나씩살펴보며식사를마치고집문을열어이불을덮고잔다​자는도중에눈이감기지않아이리저리뒤척이다가베개를힘껏두들겨팬다음머리를처박고돌아눕고는이런저런생각을하다가걷잡을수없이일찍끝나버린주말을부여잡고싶은마음에휴대폰을만지작거리다가좋아보이는물건이광고에뜨면그걸사고싶은마음이문득일고사려고카드번호를입력했으나한도때문에결제가되지않아결국누운자리에서일어나휴대폰을집어던지고벌써새벽이네느낄새도없이어느새잠에든다​-광인-​고개를 치켜든 전나무들 아래에서 불충분한 낮과 밤의 증거가 공공연하게 밝혀졌을 때, 차에서 내린 산림 경비원 조지는 무리를 뒤따르는 까마귀 한 마리가 나무 꼭대기에 부딪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는 까마귀를 애도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문득 들었다. 그러나 그런 선례가 생긴다면 곧 모든 동식물을 추모하느라 여생을 이곳에서 보내게 될 터였다.​산림 경비원 조지는 조수석에 둔 확성기를 창밖으로 꺼냈다. 오물 냄새가 풍기는 낮고 뿌연 안개를 향해, 험준한 절벽과 풀이 무성한 성채를 잇는, 위태롭고 무너지려는 의도가 분명한 돌다리 난간에 우리를 매달고 그 안에 자진해서 들어간 노인에게 말했다.​“선생님, 벌써 5년입니다.” 산림 경비원이 간절하게 말했다. “저는 처음 1년간 당신의 이름을 알려고 하지 않은 채 이곳을 떠나 달라고 부탁한 무례함에 대해 지금까지도 용서를 구하는 바입니다. 무너진 요새와 선생님의 역사가 어떠한지 저는 선생님이 아닌 이상…… 선생님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동안에는 당연하게도 알지 못합니다.”​우리는 죽은 듯이 조용했다. 조지는 헛기침하고 말을 이어 나갔다.​“작업과 관련된 지방정부와 토목공사는 저처럼 선생님의 역사를 헤아리려는 노력이 일절 없습니다. 그런 작자들이라면 무시하는 편이 나을 겁니다. 하지만 저를 보세요. 당신의 유일한 친구가 바로 여기에 서서 간절하게 빌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파괴적인 행동이 초래할 결과로 뼈만 남은 당신의 육체가 바닥에 깔린 급류에 합류되는 것으로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되지 않길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그러니 저의 존재를 그 음성으로 받아들이고 제발 조수석에 앉아 가져 온 빵과 커피를 왼손과 오른손에 각각 들고 어금니가 일으키는 미각의 극치를 느껴봅시다. 그리고 논의해 봅시다. 이제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노인은 입에 거품을 잔뜩 물고는 사로잡힌 짐승처럼 우리를 거침없이 흔들었다. 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내각 하수구 산림 경비원 조지는 언짢은 표정으로 창살을 박차며 날뛰는 그를 지켜보았다. 우리를 지탱하는 사슬이 귀를 찌르는 듯한 쇳소리를 내며 틈이 하나씩 벌어졌다. 노인의 거친 피부에 검붉은 쇳가루가 날렸다. 밤기운이 깔린 그의 맥없는 백발 사이로 돌가루와 섞인 회백색 땀이 흘렀다. 노인은 자신의 머리 꼭대기와 발밑, 그리고 닿을 수 있는 모든 시야에서 예감되는 죽음의 근거를 깡그리 무시했다. 그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이 미쳐버렸다. 당장 정상으로 돌아오더라도 이전에 살았던 삶의 특정 장면을 단서로 다시 살아가기에는 늦어버렸다. 습관은 기억을 이루고, 기억은 추억의 단편이 된다. 그러나 그의 내면에는 습관밖에 남지 않았다. 광기의 종말은 습관을 매개로 두고 정신 나간 속도로 죽음을 향해 달려갔다.​“벌써 밤이 되었습니다. 새벽까지 저를 이 험한 곳에서 기다리게 할 셈인가요? 곰이나 늑대가 이곳으로 달려와 당신보다 저를 먼저 절벽 아래로 밀어 떨어뜨리길 바라는 건가요? 저는 당신이 하는 일을 이해하고 싶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저 멀리, 고향에서 온 옛 친구처럼 달콤하고 취기 어린 목소리로 부르는 도시의 불빛에 중력에 이끌린 듯 몸이 앞서지만 이렇게 참고 있습니다. 내일이 되면 인부들이 낮에 갈아놓은 톱과 기계로 모든 나무와 동물을 보금자리를 부술 예정입니다. 제 말의 근거가 오른손에 들려 있습니다. 어서 보십시오. 그리고 이곳을 떠나십시오!”​그는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로 서류의 멱살을 붙들었다.​지평선에 매달린 도시는 오색찬란한 견장을 달고 어깨를 벌린 채 팔짱을 끼고 있다. 오래전에 폭격으로 무너진 성채는 밤안개에 가려져 형태를 잃었다.​노인은 배를 부여잡고 고통스럽게 몸부림쳤다. 세포핵과 미토콘드리아의 공생은 이제 종말을 맞이했다. 창자에 자리 잡은 기생충 또한 새로운 객체를 찾아야만 했다.​도시는 점점 가까이로 치민다. 회색 연기를 내뿜으며 온갖 잡음을 연주하고 봉우리를 하나씩 쓰러뜨린다. 요새를 포위한 그들은 노인의 대가리에 총구를 겨눈다.​외부의 종말이 이제 내부의 종말로 완전히 전이되었다.​조지는 자신의 목덜미를 휘감는 바람을 느끼며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그 사이, 노인은 잠금쇠를 풀어 세계와 우리를 분리하였다.​무게를 던 쇠사슬이 바람에 흔들렸다. 조지는 뒤늦게 노인이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절벽으로 다가가 손전등으로 계곡을 비췄다. 바위를 때리며 쉼 없이 물결치고 쪼개지는 격랑 속에서 노인의 흔적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산림 경비원은 운전석에 앉았다. 원하지 않은 결과였다. 어쩌면 친구가 될지도 몰랐으리라 하는 마음에 신부의 말이 떠올랐다. “당신은 태생적으로 선한 사람이군요. 그렇지만 소심하고 너무나도 무릅니다.” 그는 가슴에 성호를 그었다. 그리고 달을 향해 빌어 기도를 취소했다.​조지는 저녁 준비를 마친 아내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포근하고 안락한 집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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